시원스쿨 중국어

지난 3월의 일입니다.

친구들에게서 점심을 같이 먹자고 하는 연락을 받고 장안동으로 갔어요.

잠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때 전화가 한통 오더군요.

그 전화의 발신자를 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 친구는 조금전 점심을 같이 먹자고 했던 전화를 받기 20분 전 쯤에 오늘 점심약속을 했던 친구였어요.

1시간 거리에 사는 친구가 모처럼 집으로 찾아 온다고 했었는데, 그 약속을 불과 20분도 안되서 잊어버리고는 다른친구들을 만나려고 제가 밖으로 나와버린 것이지요.

친구에게 미안한 마음은 당연한 것인데, 스스로의 기억력을 생각할때는 충격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저의 기억력에 대한 실수가 한두번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건망증이 아닌 치매의 증상이 아닐까 라는 생각으로 고민을 할 때에 다른 친구로부터 뭔가 공부를 시작해보라는 권유를 받았습니다.

이왕이면 외국어 공부가 좋겠다는 말도 같이 들었지요.

 

외국어라..

영어는 중학교1학년때 이미 포기를 했고, 고등학교때 배웠던 독일어는 별 관심이 없고..

그러다 문득 내 자신이 한문을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에 한문선생님과 한자 숙어로 내기를 했던적이 있었거든요.

내기를 하자시던 선생님이 아무말 없으시기에 말씀을 하시라고 했더니 <宿虎衝鼻>라 하고 말씀하시더군요.

자는범 코침주기.  괜히 가만히 있는 사람을 건드려서 피해 보지 말라는 말이지요.

저는 한 문장으로 바로 기권을 받아냈습니다.

<一日之狗  不之畏虎>라.  즉,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줄 모르는구나 라는 말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시면서 승복을 하셨고 그 댓가로 라면을 사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한문을 사용하는 나라는 중국과 일본인데, 일본은 한자 외에도 글자가 첨부가 된다는 이유로 오직 한자만을 사용하는 중국어를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무턱대고 학원부터 다니기는 싫어서 우선은 유트브에 나오는 무료강좌를 통해 중국어를 접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때 처음 동영상으로 만난 사람이 윤주희선생님이었습니다.

문법강의를 들으면서 재미있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후로 다른 선생님들의 강의도 들어보았지만 저한테는 윤주희선생님이 최고였습니다.

 

한자를 읽는 방법은 다르지만 한국어로 발음이 같은 글자는 중국어로도 발음이 같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더군요.

예를들면 天과 千은 우리나라 말로는 모두 <천>으로 읽는데, 중국은 <티엔>과 <치엔>으로 읽는것처럼 말이죠.

어느날 친구가 <출근했냐?>가 중국어로 뭐냐는 질문을 받고 인터넷으로 찾아 봤더니 <上班了吗>라고 나오는거에요.

출근이 <上班>인거죠.

그럼 퇴근은 <下班>이 아닐까 하고 찾아 봤더니 정말 맞는거에요. 정말 신기하지 않나요?

이런게 참 많더라구요.

그저께가 <前天>이니까 모래는 <後天>이고... 너무 재밌잖아요.

한문을 좀 아니까 단어 외우기가 너무 편하더라구요.

 

친구중에 <한동희>라는 이름이 있어요.

중국어로 번역하면 <한똥시>가 되더라구요.

그래서 그친구를 만나면 <똥시야~>혹은 <한똥시>라고 부르면 다른친구들이 웃습니다.

장난치는게 재미있는건 애들이나 어른이나 똑같은 모양입니다.

 

무료강좌를 4달 동안 들었습니다.

다른 공부라면 벌써 포기했을지도 모르는데, 중국어는 너무 재밌어서 포기하기가 싫습니다.

이제는 궁금한 부분에 대해서 질문도 하고 싶고 해서 시원스쿨 중국어를 등록했습니다.

10일쯤 되었고, 윤주희선생님의 왕초보 1탄 중 50% 이상을 들었으며, 질문도 몇번 드렸지요.

 

윤주희선생님의 강의는 시간 가는줄을 모릅니다.

앞에서의 내용들을 다시한번 복습해주시고, 한자의 설명도 해주시며, 새로운 단어에 대해서는 여러번 반복적으로 가르쳐 주십니다.

질문을 드리면 바로 답변을 해주시기도 합니다.

가끔은 <혹 공주병이 있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공주병이면 어떤가요? 이쁘시잖아요?

 

앞으로 얼만큼의 시간이 필요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런건 관계 없습니다.

언젠가는 중국어 시험도 볼 생각이고, 중국사람과의 대화도 자연스러워 질테니까요.

그렇게 될때까지 열심히 공부할겁니다.

물론 윤주희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말이지요.

오늘도 스스로에게 다짐을 합니다.

진티엔 누리 스웨시 한위~   찌아요우!!